여행

[스크랩] 땅끝에 같고도 다른 두 마을/남해 다랭이마을·독일마을

틀니딱딱 2017. 1. 5. 22:48
땅끝에 같고도 다른 두 마을
http://v.media.daum.net/v/20130720104604282

출처 :  [미디어다음] 문화생활일반 
글쓴이 : 머니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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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끝, 남해에 가면 독특한 형태의 마을 두 곳이 있다. 다랭이마을에는 계단식 논에서 전통방식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독일마을에는 유럽의 정취가 느껴지는 이색적인 집들이 있다. 두 곳 모두 망망대해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랭이마을로 '어서오시다!'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으로 시작하는 동요가 생각난다.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로 끝나는 장엄한 결론의 노래.

그런데 이 동네는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가 아닌 석축이 있다. 그리고 마을 사람 90% 이상이 조상 대대로 이웃이었으므로 '한겨레'임이 확실히 느껴진다. 이곳이 바로 다랭이마을이다.

다랭이마을은 남해 설흘산 비탈 끝에 바다와 접해있다. 바다와의 각도가 45도, 108층이 넘는 계단식 논, 680개의 곡선, 2005년 국가 명승 제15호 지정…. 다랭이마을을 설명하는 숫자는 많이 있지만 이 중 가장 중요한 숫자는 90이다. 90도로 딱 떨어지는 계단식 논이라는 것이 포인트이다. 다른 데에도 계단식 농토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깨끗하게 각이 잡힌 곳은 드물다. 그래서 이것이 다랭이마을의 자랑이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다. 바닷가 마을인데 배 한척이 없다. 이들은 마늘과 벼가 주 작물이라고 한다. 사실, 계단식 논이라는 게 절실함에서 나온 것이다. 조금이라도 농토를 늘리기 위해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야 한다. 평탄하게 자리한 논밭이 아니기 때문에 기계를 쓰기보다 소와 쟁기로 농사를 짓는 일이 많다. 농토의 크기도 제각각이어서, 이곳에서 논을 세는 단위를 배미라 하는데 삿갓만한 삿갓배미에서부터 300평이 넘는 큰 논까지 다양하기도 하다. 땅의 모양대로 개간했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 수고롭지 않은 것이 없다. 꼬장꼬장한 뚝심이 느껴진다.

여름철 그늘 하나 없는 다랭이마을에 오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그런데 땀나는 뜨거운 햇빛 아래서도 상쾌한 기운이 있다. 이유는 시원한 파도소리 때문이다. 그렇다. 이곳엔 해풍이 있다. 덕분에 해충 발생률이 낮아 친환경농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깨끗하다. 개울에는 참게가 있고, 얼레지나 용담, 가마우지 등이 살고 있는 순수 자연의 마을이다.

◆다랭이마을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

다랭이마을은 작지만 볼거리, 할거리가 많다. 특히 비탈진 산책로가 있어 꽤 운동이 되는 마을이다. 앞으로는 바다, 뒤로는 설흘산을 두고 걷는 '광폭 논두렁 산책로', 출렁다리를 건너 마을 앞바다 작은 섬까지 갈 수 있는 '해안 산책로', 땔감 등을 지게로 지어 나르던 '다랭이 지게길'은 어떤 길을 택하든 짧지만 임팩트 있는 걷기 여행이 된다.

길을 걷다가 설흘산에 오르면 봉수대가 있는데, 왜구의 침입을 알리는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것은 남해 금산, 전남 돌산 봉수와 연락돼 그 시대에 '고속통신 핫라인'을 이뤘다.

다랭이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암수바위다. 특히 남근석의 모양이 깔끔해서 일부러 만든 것처럼 보이는데, 오랫동안 땅 속에 묻혀 있다가 발굴된 것이란다. 남근석 뒤쪽에 있는 것은 암바위인데, 만삭의 몸이 벽에 기댄 듯한 형상이다. 이 둘은 한 쌍을 이뤄 다산과 순산의 상징이다.

다랭이마을로 여행을 계획했다면 하룻밤 머물기를 권한다. 숙소는 여행자를 위해 신축한 펜션이 아니라, 이곳에서 나고 자라신 분들의 집이다. 그야말로 시골 민박 체험이다. '인터넷으로 쉽게 예약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민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농사를 짓는 생활자이고,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요즘의 소통 미디어가 파고들 틈이 많지 않다. 공식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전화로 예약해 달라'는 안내문이 뜰 정도이다.

그렇다고 여행자에게 인색하지는 않다. 이왕 남해까지 찾아준 손님에게 마련한 체험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여름철엔 바다 레프팅이나 뗏목타기, 손그물 낚시 같은 것을 해 볼만 하고, 소 쟁기질 체험이나 시골학교 운동회, 캠프파이어, 꼬마홍합이나 고동잡기는 연중 어느 때나 가능하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나물이 자라는 곳인 만큼 가을에서 겨울 사이엔 시금치나 겨울초 캐기 같은 농촌체험도 할 수 있다.

◆그리움이 담긴 독일마을

붉은 지붕에 하얀 벽…. 동화 마을에 온 듯, 34채의 독일식 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곳은 단순히 이색적인 펜션촌이 아니다. 그리움의 사연과 극복의 스토리가 있는 독일마을이다.

이곳 주민들은 실제로 독일에 살던 사람들이다. 1960년대에 독일에 간호사와 광부로 일하러 나갔던 분들은 중년이 넘어 고향이 그리웠다. 대부분의 시절을 독일에서 지냈으니 생활방식이 바뀐 것은 당연한 일.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기에는 문화의 차이가 가장 큰 장벽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결국 함께 모여 살기로 했다. 바로 이곳, 아름다운 바다 언덕 마을에 터를 잡아 독일마을이 됐다. 집도 그렇고, 생활 패턴이나 음식이 그대로 옮겨졌으니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색적인 여행지로 여겨졌고,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다녀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몇 년 전 크게 인기를 얻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남해의 대표적인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독일마을은 명승지가 아니다. 잠시 들러 유적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가는 곳이 아니라, 하룻밤 묵어가며 남해의 비경을 보고 특유의 정취를 느끼고 가는 곳이다. 그러니 큰 볼거리를 기대하고 오면 실망일 것이다. 그러나 독일 맥주나 수제 소시지를 맛볼 수 있는 기회는 있다. 특히 독일 여행을 이미 다녀온 사람들이 추억을 떠올리기 좋다. 가을에는 독일 뮌헨의 축제를 옮겨온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니 맥주 애호가라면 한번쯤 체크해 볼만 하다.

땅끝에 자리 잡은 두개의 마을은 상반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어딘가 비슷한 데가 있다. 주민들이 무언가 지키려고 했다는 것, 독특한 생활방식이 신선하다는 것, 지나가기보다는 하루 정도 머무는 게 좋다는 것, 남해의 비경을 다 누릴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조금 시간을 내어 보자. 두고두고 꺼내 볼, 선물 같은 추억을 만들게 될 것이다.                   

● 남해 다랭이마을 가는 법

[승용차]경부고속도로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 남해고속도로 - 사천대로 - 자산터널 - 대방교차로에서 '남해, 창선, 늑도, 초양, 창선삼천포대교' 방면 - 삼천포대교로 - 지족삼거리에서 '남해군청·이동' 방면 - 삼이로 - '미조, 상주' 방면 - 무림로 - 남해대로 - 신전삼거리에서 우회전 - 남서대로 - 남면로

[버스]

서울남부터미널(또는 동서울종합터미널) - 남해시외버스터미널 - 농어촌버스(남해-가천) - 가천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다랭이마을: 검색어 '다랭이마을' /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남면로 679번길 21 다랭이마을독일마을: 검색어 '독일마을' /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074-2

< 여행지 주요정보 >

남해 다랭이마을 http://darangyi.go2vil.org/ 010-9809-2660다랭이마을에 26개 민박집이 있으며 예약을 원할 경우 인터넷보다는 전화예약이 확실하다. 민박집 둘러보기와 전화번호 확인은 사이트 참고. (1박 기준 50,000원)

남해 독일마을 http://남해독일마을.com독일마을에 20여 개 숙소가 있으며 사이트를 참고해 인터넷이나 전화예약을 할 수 있다. 근처에 원예예술촌과 해오름예술촌이 있다.

< 주변여행지 >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 이락사: '이락사'는 '충무공의 목숨이 떨어진 곳'이라는 뜻으로 이순신이 전사한 곳이다. 이곳에 '이순신 영상관'이 있어 충무공의 생애와 마지막 해전이었던 노량해전을 입체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전망대인 첨망대까지 걷기에도 좋다.이락사: 경남 남해군 고현면 차면리 산125이순신영상관: 경남 남해군 고현면 차면리 107 / 055-860-3786  < 음식 >남해자연맛집 : 한적한 남해 바닷가에 위치하였고, 전복죽과 멍게비빔밥이 유명하다.전복죽 1만5000원 / 멍게비빔밥 1만3000원 / 전복삼계탕 2만원

http://www.055-863-0863.kti114.net /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385번지 / 055-863-0863들물맛집: 잔갱이 매운탕과 지리가맛있다. 매운탕도 텁텁하지 않으며 맑고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매운탕 1만원 / 지리 1만원 / 미역국 1만원 / 구이한접시 4만원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 서변리 92-7 / 055-863-0249